구분 | 전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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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3-11 ~ 2024-04-26 | ||
시간 | 평일 09:00~22:00, 토요일 09:00~18:00 (일요일, 공휴일 휴관)) | 장소 | 심산기념문화센터|B1, 서리풀 휴(休) 갤러리 |
대상 | 전체 | 가격 | 무료 |
문의 | 02-3477-8308 | ||
관람안내 | |||
기타정보 | www.seochocf.or.kr |
정오의 빛
2024.03.11(Mon) ~ 04.26(Fri)
조영배 개인전
기획 : 신형록
진행 : 이윤형
시계의 왼팔과 오른팔(분침과 시침), 두 팔이 서로 맞닿아 하늘로 향할 때를 ‘정오’라고 한다. 우리가 보통 떠올리는 이상적인 정오의 풍경은 온화한 날씨, 적당히 부는 바람, 계절의 향기, 그리고 창밖으로 은은하고 따뜻하게 들어오는 햇살이 있는 모습이다. 따뜻한 햇살과 함께 일상에서 잠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시간, 정오에 우리는 몸과 마음을 채우려 노력한다.
작가 조영배는 우리가 정오에 느낄 수 있는 온화한 감성을 작품 속 식물과 시간에 따라 변하는 그림자를 통해 표현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식물은 대체로 인간의 필요에 의해 식재되며, 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인위적인 틀과 환경 안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간다. 이처럼 주어진 삶 속에서 서두르지도 게으르지도 않게 성장하는 식물의 삶은 작가의 삶과 닮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유로운 소통에 어려움을 가진 작가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같은 공간에서 서두르지도, 게으르지도 않게 성장하는 식물을 관찰하고 그리며, 그 옆에 작가 본인의 성장 과정에 있었던 특별한 소재들을 더해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바람을 캔버스에 담아냈다. 작품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따스한 햇살을 받고 있는 식물들을 작가의 시점에서 같이 보고 있는듯한 착각이 든다. 작품에서 보여지는 식물을 마주한 장면들은 따듯한 빛이 그려지는 특별한 순간이며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일상의 쉼표 같다고 할까?
보통의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은 날 것을 찍어 올린 듯한 색감이나, 주제를 원초적으로 표현하는 등의 특징을 가진다. 그러나 조영배 작가의 그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채색의 방식, 세밀하게 표현된 부분들은 그동안의 작가의 성장 과정에 있어 그와 가족이 작업에 들였을 시간과 정성, 이에 쏟았을 노력을 짐작하게 한다. 따스함과 동시에 성실함이 느껴지는 작품의 형식은 전시의 제목이 추구하는 것처럼 ‘그늘진 일상에서 내리쬐는 한줄기의 따스한 빛’이 되어 우리와 마주한다. 작가의 작품 속 묵묵히 성장 하는 식물들처럼, 느리지만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작가의 성장 과정을 기대해 주길 바라며, 따뜻한 봄, 조영배 작가의 작품 속 따뜻한 빛이 관람객의 마음에도 와닿기를 바란다.
글. 신형록 (서리풀 휴(休) 갤러리 큐레이터)